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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과 방송에서 검증한 빛·사랑안과

    제목
    아폴로 눈병의 후유증 (경향신문 2002년 10월 23일)
    날짜
    2002.10.23
    〈이동호·빛사랑안과 원장〉





    집중호우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이건만 이에 대한 대비는 미흡한 실정이다. 올해 전국을 휩쓸고 지나간 아폴로 눈병도 마찬가지다. 아폴로 눈병은 국내에서 1974년 최초로 집단 발병한 후 주기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어느 때보다 아폴로 눈병의 피해가 극심했다. 교육인적자원부 발표에 의하면 정부에서 가동한 방역체계와 잇단 눈병 주의보를 비웃기라도 하듯 초·중·고 학생 감염자 수가 한때 1백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전국 안과병원은 환자와 보호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 앞에 새벽 4시부터 줄을 서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눈병을 학교와 공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오인하여 일부러 감염되려고 애쓴 학생들의 일탈도 작용을 한 것 같다. 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눈병을 옮기는 방법을 퍼뜨리는가 하면, 교내에서는 눈병을 친구나 선생님들에게 옮아주는 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는 병원에서 발급하는 진단서 용지를 훔쳐 수업을 빠지는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고생도 극심했다. 밀려드는 환자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환자를 돌보던 대부분의 의사·약사·간호사들은 지쳐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그런데 건강보험관리공단은 환자가 많았던 안과에 대해 진료 실태를 조사하여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진료비를 삭감하기까지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의사들이 청구한 진료비 대신 풍성한 ‘서운함’을 지급한 셈이 되고 말았다. 다음에 또다시 이런 눈병 사태가 온다면 법이 정한 적정진료 범위 내에서 일정수의 환자만 진료하리라고 다짐하는 의사들이 상당히 많은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건강보험 적자가 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눈병 때문에 더욱 심해진 적자누적을 진료비 삭감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니 더욱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질환으로 인한 피해는 국민과 보험재정에서 충당하는 진료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치료기간 동안 환자는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무형 손실이 더 큰 편이다. 특히 전염병의 경우 더욱 심하다.





    사후약방문 격이 되겠지만 아폴로 눈병 등 주기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전염병에 대한 방역대책을 철저히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눈병이 몇 주 동안이나 전국을 강타한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방역당국이 할 수 있었던 일이란 날씨가 추워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복지부에서는 이번 눈병은 치료를 안 해도 5일이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는 군색한 변명으로 국민들을 진정시키려 했다. 눈병과 같은 대표적인 접촉성 전염병조차 이처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다른 전염성 질병에는 도대체 어떻게 대처할지 염려되지 않을 수 없다.





    무서운 속도로 퍼져서 전국을 온통 할퀴고 간 눈병 파동이 많은 국민들과 의료인, 보건당국, 방역당국, 보험공단 등에 남긴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전염병 예방대책이나 향후 전염성 질환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의료대책 등이 제시되지 않는 한, 눈병으로 인해 고통과 불편을 겪었던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 복구가 제대로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닥쳐올 수해를 걱정하는 수재민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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